오늘날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며, 시니어의 주거방식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그동안 부동산, 즉 ‘집’은 단순히 재산이자 보호막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집은 단순한 공간이나 숫자(평수, 연령)가 아닌, 각자의 ‘삶의 의미’를 담아내야 할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1. 집은 그저 부동산일까? ‘의미의 공간’으로 진화 중
예전엔 집값, 면적, 입지 등 부동산의 숫자와 조건이 가장 큰 화두였습니다. 하지만 기대수명이 80세를 훨씬 넘기고, 은퇴 이후의 시간이 20~30년에 달하는 지금, 집은 ‘내 인생의 후반’을 어떻게 보낼지 선택하는 플랫폼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집은 단순한 재산이 아니라, ‘누구와’, ‘어떻게’, ‘무엇을 누리며’ 살 것인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최근 주목받는 시니어주택과 실버타운, 대학 기반 시니어 커뮤니티(UBRC) 등은 단순히 노인복지시설의 범주를 넘어서, 다양한 세대와 연령,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유연하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어느 한 시점에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나이와 욕구, 건강상태, 삶의 태도에 맞춰 변화할 수 있는 ‘의미의 집’으로 바뀌고 있는 겁니다.
2. 사람의 다양성, 맞춤 주거의 출발점
집은 거주자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습니다.
현재 고령가구의 다수는 1~2인 가구이며, 삼대가 함께 사는 가족 중심의 전통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실제 시니어주택 입주자의 연령 분포를 보면 60대, 70대, 50대 후반, 80대 이상 등 매우 다양합니다. 각 세대마다 선호하는 주거 형태, 필요 서비스, 커뮤니티 활동 역시 다르고요.
특히 ‘액티브 시니어’, 즉 왕성하게 사회 활동과 취미, 자기 계발을 원하는 계층은 ‘평범한 노인시설’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도시와 가까운 입지, 문화공간, 평생학습, 또래 또는 젊은 세대와의 교류, 취미활동 등 ‘내가 원하는 삶’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찾습니다. 반면 건강이 약하거나 돌봄을 중시하는 분들은 의료·케어 중심 주거를 찾게 됩니다.
즉 집은, ‘나이’만이 아니라 ‘각 개인의 삶의 궤적’, 그리고 앞으로의 희망을 담는 그릇임을 점점 보여주고 있습니다.
3. 집에서 ‘나의 삶’을 설계하는 시대
시니어주택, 세대복합 커뮤니티, 대학 연계형 주거 등 새로운 주거 모델들은 한마디로, 나이 숫자에 얽매이지 않고 ‘삶의 방식’을 중심에 둡니다.
- 익숙한 동네와 공동체에서 오래 머물고 싶고,
- 필요에 따라 돌봄 서비스와 커뮤니티 지원을 받고 싶고,
- 나의 가치관, 여가, 학습, 사회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집을 원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집 100세 시대’라는 개념에서 ‘집’이 자산을 넘어, 각자의 삶의 의미와 목적, 관계를 실현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어야 함을 알려줍니다.
결론: 집, 나이의 숫자 아닌 삶의 궤적과 희망을 담는 공간
초고령 사회에서 집은,
단순히 재산, 보호막, 임시거처가 아닙니다.
서로 다른 세대와 사람이 각자의 가치와 소망, 미래를 설계하는 ‘의미의 공간’입니다.
진정한 집 100세 시대란,
나이의 기준이 아니라, 다양성과 삶의 의미, 새로운 가능성을 품을 수 있는 집입니다.
이제 미래의 주거는 ‘어디에, 얼마나 오래 사는지’가 아니라
‘그곳에서 어떤 삶을 펼치고 싶은지’를 묻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삶에서 집이란, 숫자가 아닌 꿈, 희망,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담는 그릇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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