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60부터'라는 말,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급속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은퇴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은퇴 후에도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며 사회와 소통하고 싶어 하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위한 새로운 주거 모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로 UBRC(University Based Retirement Community), 대학 기반 은퇴자 공동체입니다.

UBRC란 무엇인가?
UBRC는 말 그대로 대학 캠퍼스 안이나 인근에 은퇴자를 위한 주거 단지를 조성하고, 대학의 인프라를 활용하여 다양한 교육, 여가, 문화 활동을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시니어타운입니다. 단순히 거주 공간만 제공하는 기존의 실버타운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UBRC는 은퇴 후에도 배움을 멈추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싶어 하는 시니어들에게 최적화된 공간입니다. 마치 대학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처럼, 원하는 강의를 듣고, 도서관이나 체육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하며, 젊은 세대와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UBRC의 시작을 알리는 남서울대학교

국내에서 UBRC 모델을 가장 먼저 도입하고 있는 곳은 바로 충청남도 천안에 위치한 남서울대학교입니다. 남서울대는 캠퍼스 안에 1,000실 규모의 시니어 전용 기숙사를 포함한 UBRC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입주하는 시니어들은 단순히 거주민 신분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대학 평생교육원의 학생 신분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됩니다.
남서울대 UBRC는 수도권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여, 입주자들에게 교육뿐만 아니라 시니어 창업 지원 등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또한, 캠퍼스 내의 자연환경을 활용하여 보다 여유롭고 품격 있는 노후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남서울대학교 윤승용 총장은 "다가오는 120세 시대를 준비하며 재학생의 아이디어와 교수진의 전문 지식, 그리고 시니어들의 풍부한 경험을 결합해 시니어 창업까지 도울 계획"이라고 밝혀, 단순한 주거 시설을 넘어선 복합 공동체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UBRC에 관심을 보이는 전국의 대학들
남서울대를 시작으로, 현재 전국의 여러 대학들이 UBRC 모델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UBRC가 시니어들의 새로운 주거 트렌드를 넘어, 지방 대학의 위기 극복과 지역사회 활성화라는 두 가지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 대학들은 UBRC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지역사회의 중심 역할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 경남도립거창대 & 한국승강기대: 경상남도 거창군에서 추진 중인 '지식iN 거창 아로리타운' 프로젝트는 전문직 은퇴자를 대상으로 하는 UBRC 모델입니다. 은퇴자들이 가진 지식을 지역사회에 전파하고, 대학은 이들에게 자아실현 기회를 제공하여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상생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 부산 동명대: 반려동물 특성화 대학인 동명대는 펫파크, 승마장 등을 갖춘 UBRC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특히, 재학생들이 UBRC 입주자들에게 봉사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세대 간 교류를 활성화할 예정입니다.
- 부산 신라대: 1,000 가구 규모의 '액티브 시니어' 캠퍼스 설립을 추진하며, 주거 공간은 물론 실버케어와 생활체육시설을 갖추고 시니어 특화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 광주 조선대: 조선대 병원 인근에 UBRC를 조성하여 의료 서비스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명대와 협약을 맺어 입주자들이 두 대학의 UBRC를 순환하며 거주할 수 있는 독특한 방식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UBRC, 단순한 주거를 넘어 인생의 '리스타트'를 꿈꾸다
UBRC가 단순한 노인 주거 시설을 넘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인생의 리스타트(Restart)를 위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시니어들이 은퇴 후에도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며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 합니다. UBRC는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합니다.
은퇴 후에도 관심 있는 분야의 강의를 들으며 전문성을 쌓고, 동료 시니어들과 교류하며 새로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젊은 학생들과 함께 소통하며 세대 차이를 뛰어넘는 지식과 경험을 나눌 수 있습니다. 이 모든 활동은 시니어들이 노년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UBRC는 단순한 주거 모델을 넘어, 노인 복지, 교육, 그리고 지역사회 발전이라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인 해법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솔직히 이 글을 쓰는 저 역시, 가까운 미래에 이런 곳에서 편안하게 공부하며 인생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UBRC가 은퇴를 앞둔 우리 세대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어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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